대한민국 점포 1위 카페?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았던 점포가 치킨집이었다면, 아마 지금은 카페가 아닐까 싶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많은 카페가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합니다.
아는 지인분께서 카페 창업자 분들에게 교육을 하신 적이 있으셨습니다. 교육받으시는 분들께 카페를 차리려고 하는 이유를 물어보자, 커피가 좋아서라기보다는 퇴직 후에도 일은 해야 하는데, 치킨집에서 앞치마 두르고 치킨 튀기는 모습을 전 직장 후배들에게 보여주기가 좀 민망하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카페는 좀 그럴듯해 보여서 좋다나 이런 말씀을 하신 분이 계셨답니다.
그 말씀에 다른 분들도 수긍을 하는 눈치였고요. 사실 카페를 운영해 보지 않은 사람은 카페 사장하면 뭔가 여유 있어 보이고, 고급스러워 보이고, 그런 느낌을 갖기 마련이죠. 저도 카페 일을 해보기 전까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카페 운영은 만만한 일이 아니예요.
제가 아는 또 다른 지인 분도 회사를 그만두고 카페를 차릴까 고민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카페 운영이 절대 쉽지 않아요. 엄청 힘들어요...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냥 커피머신으로 내리면 되는 거 아냐?????"
예~ 그렇긴 하죠. 그런데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내리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단지 포터 필터에 커피 파우더를 담아 커피머신에 장착해서 버튼만 누르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몇 그람의 커피를 몇 초에 내리는 것이 좋을까? 분쇄도는 어떻게 설정을 하는 것이 좋을까? 등등 커피를 추출하는데 관련한 내용만 해도 서점에서 도서를 찾아보시더라도 수십 권, 수백 권에 달합니다.
그리고 카페 운영자라면 단순히 커피머신 앞에서 커피만 내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아셔야 합니다. 재료 준비, 재고조사, 세무회계 등등 일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이 정말 많습니다. 돈 많아서 아르바이트생 뽑아서 다 운영한다고 해도, 사장님이 전반적인 것을 알고 계셔야 하는 게 당연한데.. 그분은 아무 지식도 없이 무작정 카페를 차리려고 하시더라고요.
그분과의 대화는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그분은 지금 무슨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회사를 다니시다가 버스회사에 취직해서 버스운전도 해보셨다는데요. 버스운전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과 승객들이 진상짓할 때 너무너무 힘이 들었다고 하셨어요.
카페에는 진상 손님이 없을까요? 새벽에 일찍 또는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저보다 더 세상을 모르시는 것 같아 안타까웠답니다. 저는 사정상 퇴사를 했지만, 저의 후배들에게는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으로 하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회사생활을 하면서 준비를 철저히 하고, 그 뒤에 퇴직을 하라고요.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철저한 준비 없이 그저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에 속지 마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에 카페는 이제 포화상태입니다.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특별한 색깔이 있어야만 해요. 그리고 커피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합니다.
커피에 대한 사랑은 내가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도, 그리고 밤늦게까지 일을 해도, 손에 주부습진이 걸려도, 손목이 너무 아파 파스를 덕지덕지 붙이는 날이 연속되어도, 돈을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행복할 것 같다면.. 그렇다면 카페를 하세요.
그렇지 않다면 카페는 그냥 커피 마시러 가시는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만 남겨주시고요. 돈 버는 것은 다른 직업으로 하시기를 바랍니다.
티스토리는 처음 시작해 보는데요. 이 공간에서는 카페에서 일을 해본 경험자로서 카페 업무에 대한 이야기와 재미난 홈카페 즐기기, 그리고 카페와 맛집 소개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의 원래 직업을 살려서 소상공인 여러분께 도움이 될만한 내용의 글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먹는 거 좋아하고, 커피 좋아하는 나른한 토끼와 함께해 주세요.
대한민국의 수많은 소상공인 카페 사장님들 힘내세요. 여러분의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게 빛나는 날이 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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